천안 촌놈 하람이네 가족들 코엑스 아쿠아리움 방문기
요즘 매일 하람이가 하는 말이 있다.
번개 파워~~!!!! 범배 파워 ~
주말마다 EBS에서 나오는 어린이 뮤지컬 번개맨의 필살기다. 이 필살기를 매일 나한때 쏜다.
번개맨을 너무나 좋아하는 하람이를 위해서 언젠가는 한번 데려가서 보여줘야지 했는데 갑자기 서울로 갈 일이 생겨서 겸사겸사 하람이를 데리고 코엑스로 가서 번개맨을 보여주기로 했다.
헐...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딱 내가 서울로 가는 24일부터 번개맨 뮤지컬은 끝이 났다.
' 이걸 어쩌지. 번개맨 보여주겠다고 큰소리 쳐놨는데 뭐 다른거 없을까 '
하다가 생각이 난 코엑스 아쿠아리움.
거기라도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우리 3가족의 아쿠아리움 방문이 시작이 되었다.
석준아 너에겐 미안해 넌 좀 더 커서 땡깡 좀 덜 부릴때 같이 가자...
연애할때 오후 느지막이 갔다가 서울의 사람이란 사람은 다 만났던 기억이 나서 우리는 최대한 서둘러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평소엔 절대로 비싸서 타지도 않는 KTX를 과감하게 타기로 했다. 일반열차의 2배 가격을 내면서...ㅠ.ㅠ
우린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고자 아침도 유부초밥으로 싸와서 기차를 기다리면서 대합실에서 먹었다. 오며가며 사람들이 쳐다보긴 했는데 이미 그런 시선은 초월한 우리셋...
미리 코엑스가 있는 삼성역까지의 최단거리를 검색해 보았지만 그나마 가장 가까운게 서울역에서 삼성역까지 가는 방법이었다. 장장 37분이나 걸리는 거리였다. KTX로 천안아산에서 서울역까지가 41분인데 인간적은 삼성역 근처에 기차역 하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같은 촌놈이 코엑스에 문화생활을 즐기러 가기에 교통이 너무 좋지 않다. 특히 우리처럼 아이를 데리고 가는것이라면 더욱...
아무튼 KTX까지는 잘 타고 왔는데 이 놈 하람이 지루한지 계속 지하철에선 노래를 부른다.
' 아빠 우리 왜 안내려 ?? '
' 아빠 우리 왜 계속가 ? '
' 아빠 왜 계속 깜깜해 ? '
'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돼 '
'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돼 '
'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돼 '
하람이의 대답에 난 저 대답밖에 할수 없었다. 지하철은 평일 오전인데도 서울 사람 전부 다 마실을 나가는지 빽빽하기만 했다. 천안에 주말에 나와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정말 괜히 서울이 아니라는걸 새삼 실감했다.
아무튼 힘든 지하철 여행을 마치고 삼성역에 도착했는데 삼성역에서 아쿠아리움까지 가는길도 이거 만만치 않았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던젼...같은 길
삼성역에서 내려서 코엑스 아쿠아리움까지의 거리는 1킬로 이상인거처럼 느껴졌다.
드디어 아쿠아리움에 도착했다.
아쿠아리움은 48개월 이하는 무료입장이 되었다. 혹시나 해서 하람이 건강보험증까지 챙겨갔는데 검사는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하람이 또래의 어린이집 팀들이 꽤 보였다.
아쿠아리움 도착했으니 촌놈티를 내줬다. 사진 한방 찰칵.
근데 하람이 물고기 구경하기도 전에 울어버리고 말았다.
하람이가 물고기가 있는 수조에 손을 대면서 보고 있었는데 수조안의 물고기가 하람이가 손을 댄 곳에 뭐가 붙었는지 지나가다가 갑자기 하람이가 손 댄 부위를 방향을 갑자기 홱~ 틀어 입을 그리로 대니 하람이가 깜짝놀래 울기 시작했다.( 수조밖에 있는 손인데 아무렇지도 않잖아 왜 울어 )
하람이를 그렇게 달래고 하천에서 볼 수 있는 물고기들을 처음 만날 수 있었다.
한번 물고기한테 당하더니 수조에 손을 대질 못한다. 겁쟁이 하람이
하람이의 얼굴에서는 연신 웃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니 나도 흐뭇했다.(이런게 부모의 마음인듯... )
아마존의 수상생물들. 덩치에서부터 보는이를 압도한다
아마존의 눈물이나 가끔 나오는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는 그 초 대형 물고기 피라루크... 큰 녀석은 어른만했다. 겁많은 하람이는 역시 근처에 가지 못했다.
해마를 보고 너무 신기해했다. 하긴 난생처음 이렇게 생긴 녀석을 보았을테니 신기할만도 했겠지~
열대어들이 있는 수족관은 마치 컴퓨터의 배경화면 처럼 색상이 정말 고왔다. 노랑 주황 파랑 보라 검정 등등 화려한 색의 자랑하는 물고기들이 있는 수족관을 집에 하나 옮겨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 이거 얼마나 할까 ? '
' 엉뚱한 소리 하고 있네 가령 이걸 집에다 놓는다 쳐. 청소는 누가 하니 ? '
' 음....그건 니가 하면 돼지 ~ '
' 퍽 '
메인 수족관의 상어와 대형가오리의 여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아마도 여기가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꽃이 아닌가 싶다. 어두운 조명아래 푸르게 빛나는 한눈에 담기에도 어려운 거대한 수족관. 그리고 그 속에서 여유롭게 헤엄치는 바다의 절대 강자 상어.
옷깃을 펄럭이는 것 처럼 헤엄치면 초대형 가오리 그리고 상어와 가오리의 크기에 묻혀 커보이지도 않는 물고기들.
그냥 와~~~하는 소리가 1분 마다 들려오는거 같았다.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 모두 다 와~~ 라는 탄성만 치고 아이들은 꺅꺅 소리를 질러댔다. 하람이는 뭐 역시 이번에도 상어를 보라고 내 손을 잡고서 한발짝 뒤로 물러선다.
역시 상어는 상어였다. 이빨이 뭐든 들어가면 자르는게 아니라 다 뜯어버릴거 같은 그런 이빨을 드러내며 웃는거 같았다.
이 메인 수족관을 지나면 물범과 불가사리들 그리고 떼를 지어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해저 수상터널을 만날 수 있다.
해저 터널 수족관 아래로 지나가면서 보이는 물고기들의 모습은 정면에서 보는것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였주었다.
마지막으로 펭귄들을 보고 나서 관람은 끝이 났다.
관람을 마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며 하람이에게 재미있었어 하고 묻는데 하람이가 대답하려는 순간 펼쳐진 세상....
바로 기념품점
아우 이게 왜 여기 있는거야...
하람이의 동그란 눈이 더 똥그래지면서 이거저거 사달라고 난리다.
우리 뒤에 오던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 여기저기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나고 어른들의 다그치는 소리...
하람이의 고집을 이길 수 없다는걸 아는 우리는 순순히 포기하고 하람이가 제발 싼 물건을 고르기만을 기다린다.
기특한것 그래도 5천원짜리 핑크색 돌고래 인형을 고른다.
' 고마워 하람아 . 싼거 골라줘서 . '
간단히 점심을 먹고 돌아가는데 이거 또 왔던길을 다시 가는데 역시나 아쿠아리움에서 삼성역까지의 거리는 멀기만 하고 하람이는 졸린지 업혀서 잠이 들고 말았다.
지하철에선 사람들이 올때보다 더 많았다. 다행히 착한 아저씨 한분이 하람이를 업고 있으니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그나마 편하게 올 수 있었다.
근데 서울은 얌체만 있다고 누가 그랬던가...잠이 든 하람이의 발이 옆에 있는 아저씨의 발에 닿으니 아저씨는 자꾸 툭툭 쳤다. 처음에는 하람이가 더울까봐 신발을 벗겨주는 줄 알았는데...내 생각만 하는거 같지만 얄미웠다.
오늘 힘들긴 했지만 보람이 있는거 같다고 느낀 하루였다.
하지만 다시 오라고 하면 그건 생각 좀 해봐야할거 같다.(너무 힘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