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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푸리의 세상/연예

감동과 재미 유발자들 '진짜사나이 - 유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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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빼놓지 않고 보는 TV 프로그램이 딱 하나 있다. 바로 MBC '진짜사나이' 첫회부터 군대라는 소재의 방송은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그 때문에 첫회부터 빼놓지 않고 시청하고 있다. 볼수록 나의 예전 추억이 떠오르는거 같아서 공감대가 형성이 되니까 더 챙겨보게 되는거 같다. 아마 모든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번주에는 군 생활에 있어서 가장 큰 훈련중에 하나인 '유격훈련'이 방송이 되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군생활을 하는동안 남들 2번 받는 유격훈련을 한번만 받았다. 일병때는 해안소초 순환근무가 마침 유격훈련 기간과 겹쳐 유격훈련을 받지 않았었다. 반면에 우리와 순환교대 바통을 이어 받았던 소대는 내려오자마자 얄짤없이 유격을 받는 참으로 불쌍한 신세가 되었었다.

 

우리는 유격을 자대 건물 바로 앞에 있는 교장에서 했었는데 방송에서는 차를 타고 3시간 가까이 이동하여 유격을 다른 교장에서 받는 모습이 신기했다.

 

 

 

 

 유격 훈련은 다들 알겠지만 장애물훈련을 실시하기 전에 하는 PT체조가 정말 최악이다. 가만히 서있어도 더운 날씨에 통풍조차 잘 되지 않는 전투복을 입고서 방탄철모까지 쓰고 먼지가 풀풀나는 교장에서 유격 PT 체조를 받는다는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유격훈련시에는 계급조차 통하지 않기 때문에 시키면 시키는데로 얼차려까지 받아야 한다. 그래서 왠만하면 자대내에서 계급이 높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유격조교(레인저)를 차출한다.

 

유격훈련조교 : 우리 부대의 경우 그들은 우리가 유격훈련을 받기 2주전부터 훈련을 받는다. 매일 유격훈련을 위해서 고생하는 모습은 어찌보면 훈련을 병사들이 더 편할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이 2주 동안 빡시게 훈련받아 고생한것을 병사들에게 다 풀어내 악마같은 모습으로 보여진다.

 

 

 

 

 

조교의 붉은색과 눈이 보이지 않게 눌러쓴 챙이 긴 모자는 유격훈련 조교(레인져)들의 상징이다. 그 모습에 한번 병사들은 압도당한다. 우리는 상의를 저렇게 하얀색이 들어간 전투복을 입지 않고 붉은색 레인져 라운드 반팔티를 입고서 진행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찌됐건 그들은 유격훈련시에는 정말 악마였다....

 

 

 

 

 

 

'진짜사나이'팀에서는 다행히 해가 뜬날이 아니라서 풀풀 날리는 흙먼지와 타는듯한 햇살과는 싸우지 않아도 되었지만 빗물과 범벅이 된 진흙바닥에 등을 대며 뒹구는 그 찝찝함과 싸워야 했을것이다. 나는 전자를 겪어보았기때문에 만약에 다시 군대를 가게 되어서 둘 중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다면 후자인 비오는날 유격훈련을 택했을거 같다. 땀이 빗물에 씻기는것만 해도 정말 큰 선물일거 같다(?)

 

 

 

 

 

 

 

유격훈련 PT 체조에서 정말 빠지지 않는 최고의 난이도와 최고의 고통을 자랑하는 PT 체조 8번 '온몸 비틀기' 아직까지도 다른 체조이름은 생각이 안나지만 이 8번 온몸 비틀기는 아직도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정도이다.

보기에는 쉬워 보일수도 있지만 발을 들고 고개와 발의 방향을 반대로 한 상태에서 '구분동작' 이라는 조교의 명령이 떨어지면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모두가 다 제대로 해내지 못하지만 특히나 유별나게 특출나게 '샘처럼' 못하게 되면 바로 옆에서 울려퍼지는 낮고 간결한 레인자(조교)의 한 마디

 

 

'XXX 교육생 열외!!!'

 

 

여지없이 뒤로 나가 개별적으로 조교의 따뜻한(?) 가르침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벌칙도 있는 반면에 특출나게 아니면 뛰어나게 PT 체조를 잘 하게 되면 정말로 따뜻한 조교의 음성도 들을 수 있다.

 

 

'XXX번 교육생 3분간 휴식!!!'

 

 

이 명령이 떨어지면 체조를 하던 자리에서 그대로 양반다리로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꿀맛같은 시간이 주어진다. 근데 방송에서도 김수로도 그랬지만 옆의 전우들이 땀흘리고 고통스러워 하면 유격체조를 하는 가운데에서 혼자서 양반다리를 한 자세로 쉬기란 여간 쉽지 않다. 꼭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이다. 더구나 조교가 분명 3분간 휴식이라고는 했지만 주변어디에도 시계는 보이지 않는다. 그냥 알아서 조금 쉬다가 3분이 채워지기전에 다시 일어나서 체조에 동참하게 된다. 동참하자 마자 드는 생각은 단 하나

 

 

'아 C~좀만 더 앉아 있을껄 너무 빨리 일어났다...'

 

 

그러나 이미 후회해도 늦었다. 팔과 다리는 이미 영혼의 주인을 잃은 채로 조교의 말에 따라 행동하고 있게 된다.

 

 

 

유격체조▲ 자기자신과의 싸움 맞다...후들거리는 내 팔과 내 다리 그리고 쓰러지면 안된다고 명령하는 나의 머리속의 목소리와의 싸움

 

 

 

어느 부대에서나 '진짜사나의'의  훈련에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이해력이 떨어지는 샘 해밍턴 이병과 같은 사람이 있었을것이다. 우리부대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나의 선임이었다. 방송에서는 그런 고문관 같은 병사도 전우애로 챙겨주는 모습이 나오는데 실제로 우리는 그를 배려하는 모습보다는 그 때문에 추가로 받게 되는 기합때문에 원망만 했었던거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 웅덩이 도하 훈련에서 그가 신경질 적으로 던질 줄이 다시 휘익~ 하고 날아와 그의 방탄헬멧에 살포시 얹히는 모습은 정말 안 웃을수 없었다.

 

 

▲ 샘이 어려운 구름다리 훈련에 도전하는 모습은 정말 최고의 1분이었다.

 

▲ 무거운 몸에도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멋진 남자 샘

 

 



 

젊고 날렵한 사람들조차 성공하지 못하는 구름 사다리 장애물을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내는 샘의 모습은 지금까지 간혹 신경질적이고 훈련에 성의 없어 보이던 그의 모습을 완전히 상쇄시키는 최고의 장면이었다. 

 

 

 

박형식▲ 자신보다 어린 조교의 혹독한 얼차려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아름다운 청년 박형식

 

성공한 박형식▲ 그의 성공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이번주 방송에서의 또 하나의 감동을 준 포인트. 바로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의 3번의 도전끝에 성공한 모습이었다. 그는 도강훈련에서 첫번째와 두번째 시도에서 모두 물에 빠져 훈련 교관의 혹독한 얼차려를 받게 되었다. 특히 얼굴을 진흙탕물에 넣은 채로 얼차려를 받던 그의 모습에서는 왠지 모를 안스러움까지도 생겨났다. 하지만 그 얼차려후에 자리로 돌아갈 줄만 알았던 샌님같던 그의 입에서 나온 우렁찬 한마디

 

 

"한 번 더 해보겠습니다."

 

 

그는 이 패기 넘치는 기합과 동료들의 응원속에 도강 장애물훈련을 성공해냈다. 부잣집 아들이라는 사실외에는 제국의 아이들에서는 별다른 인지도가 없던 그가 이번 방송을 통해 잘생기기만 한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타이틀을 완전히 지우고 훈남 아이돌로 다시 태어난것이다.

 

 

 

 

▲ 고참이고 후임이고 없다 다 덤벼라

 

 

나는 이 참호격투를 해본적이 없다. 우리 부대 훈련장에는 요런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방송에서 해병대에서 하는것을 본적은 있었는데 나의 훈련때에는 저런 시설이 없어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들어갔으면 아마 한방에 날아가지 않았을까 상상해보았다. 내가 날아감과 동시에 나의 지위와 위엄(?)은 후임병들이 보는 앞아서 아마 훨훨 날아가지 않았을까~ ㅎㅎ

 

다음주에는 눈물,콧물,땀물,극한의 공포까지 모두 한번에 체험이 가능한 화생방 훈련이 방송된다 하니 더 기되된다. ㅋㅋ

 

나의 화생방 기억은 ...방독면을 쓰고 화생방 교장으로 들어가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 그 자체였다. 그런 곳을 조교의 손을 잡고 전우의 손을 잡고 이동했는데 처음에는 방독면 때문에 아무렇지 않았는데 조교의 방독면 벗어라는 소리에 방독면을 벗은 순간부터는 그냥 사람이 아닌 야수로 변해버렸다.

 

눈 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코와 눈과 입과 따갑고 숨은 쉬어지지 않고 정말 앞에 전우고 조교고 없이 그냥 다 뚫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살면서 다시 하고 싶은 경험을 바로 그곳에서 했었다.

 

나와서 한 2~3분 지나면 괜찮아지는데 쉬면서 다른 동료와 전우들이 화생방교장에서 고통스럽게 눈물 콧물 침 등등을 흘리면서 나오는 모습을 보는것은 왠지 모르게 재미졌다.

 

보면 볼수록 나의 예전 추억이 떠오르면서 공감이 너무나 심하게 되는 '진짜 사나이' 앞으로도 계속 흥해서 오래오래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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