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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푸리의 세상/맛집찾기

'전투식량'으로 군대시절의 추억을 밥상에 올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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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 있어 군대에 있던 시간은 정말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기억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련한 추억으로 머리속에 남아있다. 그때 같이 생활하던 소대의 선임들과 동기 그리고 후임들은 어떻게 지낼까 생각해보고 가끔 그리워지기도 한다. 매일 눈뜨면 보이는 전우들 그리고 퀘퀘한 내무실의 냄새들 그런 추억과 향수때문에 '진짜사나이'도 남자들에게 인기를 끄는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싫어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군대사람들과의 기나긴 2년이 넘는 동거를 생각하면 정말 오랜 기간 진짜 동거를 했단 생각이 든다. 지금의 아내와는 침에 잠깐 그리고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다 저녁에 잠깐 이렇게 시간을 보내니 결혼하여 같이 산 기간은 길어도 군대에서 처럼 계속해서 얼굴을 맞대고 있는 시간을 따져보면 채1년이 되지 않을거 같다. 내가 군생활을 한 2년2개월이라는 시간을 나와 같은 거무튀튀한 남자 수컷들과 매일 같이 밥을 먹고 같은 침상에서 잠을 잔것을 생각하면 정말 오랜 시간을 그 작은 공간에서 함께 숨쉬고 함께 살아갔다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면서도 놀랍기도 하다.

 

 

 

전투식량1봉지가 1인분이다. 마트에선 한 팩에 3개가 들어있었다.

 

 

 

이렇게 잊고 싶지만서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군 시절의 기억때문이지 마트에 우연히 갔다가 '전투식량'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가서 이렇게 집으로 가져오고야 말았다.

 

부푼 기대를 안고 요리를 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물론 요리라고 해봐야 뜨거운 물 200cc만 끓이면 되는 간단한 작업일뿐이었다. 이 전투식량을 통해 나의 군 시절을 다시 추억하길 기대하면서~ 왠지 점점 기분이 칙칙해지는거 같기도 했다.

 

 

 

 

 

 

 

 

 

 

마른 밥알에 컵라면에 들어가는 비비탄같은 고기덩어리와

당근 버섯말린것 등과 함께 고추장과 참기름이 들어있었다.

 

 

 

 

 

 

 

 

 

 

 

물을 부으니 점점 군대에서 봤던 전투식량이 되어 가는거 같다.

군대음식의 특징처럼 모양은 포기하고 맛보다는 질로만 가는 불안한 느낌이 점점 들어왔다.

 

 

 

 

 

 

 

 

 

 

 

 

오호 근데 왠건 물을 붓고 10분 후 밥 그릇에 부어 보니 모양은 꽤 근사했다.

내가 생각했던거 이상으로 괜찮았다.

그냥 모양은 포기하고 먹을 수만 있으면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선입견이 사라졌다.

 

 

 

 

 

 

 

 

 

 

 

 

 

 

자 이제 맛있게 비비는 시간~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고~

팔X 비빔X~

엥 이노래가 아닌데

아무튼 열심히 비벼주었다.

 

근데

 

비비는데 점점 뭔가 이상해지는 느낌이었다.

모양이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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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군대에서 보면 그 모습이랑 똑같잖아!!!!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맞아 이건 전투식량이지'

'이게 정답인거야 맞아'

 

역시 맛은 그저 그랬다. 똑같았다. 군대에서 먹던거랑

그냥 먹을만 했다.

 

혹시라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전투식량을 샀다면

물은 약간 적게 붓고

고추장도 좀 적게 넣어서 먹는걸 추천한다.

 

물을 봉지 안에 있는 붓는선까지 넣으면 질척한 밥을 보게 될것이며

고추장을 다 넣는다면 매운밥을 먹게 될것이다.

 

 

아직 나는 2봉이 더 남았다는 사실....어쩌지....

완전 맛없다는건 아닌거에 위안을 삼는다.

 

진짜 배고플때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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